괜찮아요, 눈에 좋은 초록이니까...
눈에 좋은 초록색 사진을 올립니다.
(진짜로 초록색이 눈에 좋은 지는 모르겠지만요...)
저 자동차. 제 자동차가 아니에요. 전 차가 없으니까요.
이 동네. 저희 동네는 아니에요. 제가 사는 동네는 철근콘크리트로 꽉 막힌 삭막한 도시니까요.
이 나무도 제 나무가 아니에요. 저희 동네에는 이런 크고 울창한 나무는 존재하지 않지요.
이 울퉁불퉁하게 생긴 나무. 서어나무에요. 소오~~나무가 아니에요.
저 아이들이 타고 있는 세발자전거. 제 자전거 아니에요. 전 아이들이 없으니까요.
그리고 사실 바퀴도 3개가 아니에요.
이 철조망 속 돌맹이도 제 꺼 아니에요. 전 돌 싫어하니까요.
근데 어쩌면 머릿속에 이미 들어있는지도 모르겠네요.
이 꽃은 초록이 아닌데 왜 올렸어? 라고 하시면....
괜찮아요, 배경이 초록이니까요.
이 길. 이 길로 곧장 걸어가면 공원을 벗어나게 되죠. 그러니 되돌아가야해요.
저 할머니. 저랑 아무 상관없는 할머니에요. 그리고 사실 할머니가 맞는지도 모르겠구요.
이 분수... 그냥.... 물 한번 맞으면 시원하겠어요.
이 정원도 우리집 정원이 아니에요. 우리집은 정원은 커녕 마당도 없으니까요.
이 청보리... 집에 쌀이 없....
이 파릇파릇한 새싹... 저랑 전혀 안맞는 이미지에요.
저 원두막... 저거 지을 때 망치질 한 번 해준 적 없어요.
이 알록달록한 꽃밭... 여기 물 한번 뿌린 적도 없어요.
이 철길... 사실 이런식으로는 존재하지 않아요.
이 장미원... 아직 장미가 없어요.
그래도 괜찮아요, 눈에 좋은 초록이니까요.
신발색이 너무 튀어요..
괜찮아요 그래도....
눈에 좋은 초록이니까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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